2024 K리그1 2R(3.10) 리뷰
1. 제주유나이티드 VS 대전하나시티즌
(제주월드컵경기장, 9,083명, 3대 1 제주 승)
제주에도 1만 명에 육박하는 관중이 몰리며, 제주도 흥행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경기 시작 5분만에 대전의 전방 압박에 김동준이 당황하여 선제골을 허용할 뻔했다. 상대는 K리그 내에서 스피드로는 자신 있는 김인균이었기에 더 안정감 있고 더 조심스럽게 볼을 다뤘어야 하는 실책성 플레이다.
전반 7분 세트피스 플레이로 송주훈이 골문 앞의 유리 조나탄에게 공을 주고 이를 감각적인 터치로 득점할 뻔 했지만 이창근이었기에 막아냈다.
16분에도 홍정운의 대형 미스로 얻은 기회를 유리 조나탄이 슛을 날렸지만 골대에 맞으며 대전의 심장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대전도 가만히 있지 않고 24분 구텍의 결정적인 상황이 있었지만 아쉽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이탈로의 개인 기량으로 공격 활로를 찾는 제주는 결국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유리 조나탄에게 가는 공을 아론이 팔로 막아냈고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이를 유리 조나탄이 성공시키며 홈 개막전 홈 팬들 앞에서 즐거움을 주었다.
또한, 전반 추가 시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이순민이 한종무를 낚아 채며 반칙을 하였고 또다시 페널티킥을 내주었다.
이 역시 유리 조나탄이 성공 시키며 페널티킥 2방으로 앞서 나가는 제주였다.
후반에도 따라잡기 위해 대전이 공격을 몰아쳤지만 빈번히 제주에 골을 허용할 뻔했고, 이순민이 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여 또다시 실점을 허용할 뻔했다.
계속된 수비진의 대형 실수로 답답함이 많았을 이민성 감독일 것이다.
64분 환상적인 돌파와 슛으로 골을 성공시킨 진성욱은 이날 경기를 끝내 버리는 하이라이트의 순간이었다.
교체 투입 하자마자 골을 성공시킨 김학범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한 순간이었다.
제주 원정에서 무득점으로 떠날 수 없었던 대전은 데뷔전을 치른 호사의 만회골로 경기를 마무리 지어야 했다.
제주는 7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를 거두며 지난해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2. FC서울 VS 인천유나이티드
(서울월드컵경기장, 51,670명, 0대 0 무승부)
슈퍼스타 린가드의 효과일까? 아니면 치열한 더비 덕분일까, 역대급 예매를 보여주며 지난해 영웅절(4월 8일, 45,007명)을 훨씬 뛰어넘는 5만 명의 관중이 입장하였다.
이 기록은 K리그 역사상 단일 경기 최다 관중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나, 이전에는 무료표 등 제대로 집계가 기록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여 유료 관중 집계 이후 역사상 가장 많은 관중이 들어온 경기가 되었다.
인터넷 예매로만 4만 4천 장이 팔리고 당일 현장 예매 줄과 많은 인파로 경기장 인근 교통 체증까지 발생하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이 경기는 배우 송중기도 현장을 찾는 등 모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매치업이었다.
더군다나, 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포항 시절 조성환 감독의 인천을 상대로 상대 전적이 좋았기 때문에 승리를 기대하고 찾는 관중들 또한 많았고, 연고복귀 20주년 카드섹션을 펼치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인천 역시, 4천여 명 이상의 많은 원정팬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고 일당 백 인천팬임을 증명하 듯 4만 명 이상 VS 4천 명의 응원 대결에도 절대 밀리지 않았다.
서울의 경우 영입한 지 얼마 안 된 강상우와 시게히로를 바로 선발 라인업에 추가하며 변화를 주었다. 양 팀 모두 1라운드 패배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지지 않기 위한 라인업을 준비한 것 같다.
경기 시작 휘슬 불자마자 인천의 공격이 진행되었다. 김성민의 침투에 맞춰 음포쿠가 패스를 넣어주었고 김성민이 슛을 했지만 제대로 맞지 못했다.
이후에도 인천의 강한 전방 압박은 계속되었다. 이후 12분에도 음포쿠의 정확한 기습 롱패스로 정동윤에게 공을 배달했고 슛을 했지만 최철원의 선방이 나왔다.
이후에도 박승호의 여러 차례 슛 등 득점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속된 서울의 패스 미스로 인천이 계속 슈팅 기회를 얻었지만 공이 약하게 흘러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인천의 강한 압박에 시게히로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공을 뺏기는 등 위험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주자 김기동 감독은 빠르게 린가드를 투입하였다.
린가드 투입으로 서서히 서울의 공격도 시작되었다. 34분 린가드의 재치 있는 플레이로 이범수와 1대 1 상황을 만드는 어시스트를 기록할 뻔했지만 이범수의 좋은 판단으로 이를 저지시켰다.
린가드가 이 무대의 주인공이 될 법했지만, 슬램덩크 속의 악당과 같은 인천은 이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2,683일 만에 인천 경기에 복귀한 철옹성 요니치는 녹슬지 않고 노련미까지 더해져 더운 단단한 수비를 보였고 요니치가 있기에 다른 선수들은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
틈이 보이면 바로 슛을 하며 서울 선수들의 정신을 잃게 만들었다.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오반석이 넘겨준 공을 요니치가 득점하지 못한 것은 서울로서는 다행스러운 상황이었다.
측면 공격수로 투입된 김성민은 인천의 새로운 공격 옵션이 되었다. 뛰어난 개인 기량으로 틈만 나면 중앙으로 돌파를 성공하였고 빠른 속도로 인해 서울 수비진은 막기에 급급했다. 골 정확도만 더 높았다면 이미 몇 골은 더 나왔을 것 같다.
서울의 김기동 감독 역시 빠른 교체 카드 활용으로 분위기를 반전하려 하였고, 인천의 조성환 감독은 밸런스 유지와 교체 카드들의 컨디션 문제 등의 이슈가 겹치며 후반은 지친 인천 선수들 사이로 서울이 계속 공격했지만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82분 린가드의 슛이 하늘 높이 올라간 장면은 서울 팬 입장에선 매우 아쉬운 순간이었을 것이다.
쓰러진 상황에서도 수비를 해낸 김연수와 인천 제르소의 멋진 돌파, 홍시후의 린가드 수비 등 계속 나왔지만 서울의 특별한 모습은 나오지 못했고 수많은 서울 팬들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양 팀 모두 득점도 없었기 때문에 양 팬 입장에선 아쉬운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며 빠른 시일 안에 첫 승리를 거둬야 하는 양 팀이다.
3. 광주 FC VS 강원 FC
(광주축구전용경기장, 5,786명, 4대 2 광주 승)
가브리엘 VS 가브리엘
경인 더비 or 인경 더비와 비슷한 시간대에 진행되었기에 사람들의 관심은 적었지만, 사실 이 경기가 알짜였을 것 같다.
광주 FC의 경기를 보기 위해 또다시 많은 팬이 몰렸으며 이정효 감독의 축구는 빠져들게 만들었다.
경기 초반, 강원 FC가 모두를 깜짝 놀랄만한 득점을 해냈다. 양민혁이 지난 라운드에는 35초 만에 본인의 K리그 첫 포인트 & 최연소 공격 포인트를 만들어 냈는데 이번 경기에선 1분 30초 만에 멋진 감아 차기 골로 강원의 리드를 가져오게 만들었다. 대형 신인의 등장이다.
양민혁은 2006년생 17살 신성이다. 등번호 역시, 강원 FC의 성공적인 유스 중 한 명인 양현준의 등번호를 이어받아 47번을 사용하고 있다.
양현준은 드리블이 강점이라면 양민혁은 슈팅에 강점이 있다. 강원 FC로서는 계속 새로운 스타가 나오는 상황이 즐거울 것이다.
14분 또다시 전방 압박으로 광주를 당황하게 만든 강원은 득점에는 실패하였지만, 윤정환 감독과 준비를 잘 해온 듯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강투지의 헤딩 역시 골대를 맞으며 광주를 무너트릴 뻔했다.
전반 24분 광주의 가브리엘이 등장하였다. 이 날 경기를 뒤집는 판단의 순간일 것이다.
가브리엘은 투입되자마자 강력한 슛을 날리며 본인이 무대에 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이건희의 슛이 골대 위로 벗어난 장면은 이정효 감독의 분노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가브리엘의 동점골이 나왔다. 엄지성의 좋은 낮은 패스를 받아한 순간에 마무리 지은 가브리엘은 광주의 새 에이스임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강원 역시 다시 리드를 가져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골대를 맞는 등 아쉬운 마무리가 나왔고 오히려 61분 강원의 치명적인 수비 실수가 나오며 이건희가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득점까지 만들어내는 장면이었다.
64분 이상헌의 드리블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2대 2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후 상황에서 73분 올라온 크로스를 높게 떠 헤딩골을 성공시킨 가브리엘은 2경기 3골의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광주는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가브리엘이 아닌 최경록이 마무리하며 K리그 데뷔골이자 광주를 K리그 1 1위로 올리는 결과로 마무리하였다.
남행 열차를 부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광주 FC 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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